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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터넷

IT분야 문서들은 다 호구입니까? 달라면 그냥 퍼주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창시절 동기동창들에게 가끔씩 전화들이 옵니다.

 

"야..이번에 어디어디 제안서 작업좀 하는데, 너 옛날에 했던 그 자료 나좀 쓰자~!"

"어... 그래 찾아보구 웹하드에 올리께.."

 

뭐, 비단 제안서 뿐만이아니라, 일상에서 소소하게 스스로 만들어 왔던 잡다한 자료들을 부탁받는 경우가 많으실겁니다.

친한 친구, 잘아는 선배, 아끼는 후배에게는, 당연히 그냥 주는데 인색할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그런데, 웃긴건...

 

사업을 하다보면, 동종업계가 아닌 이종업계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되죠.

그리고, 점심 한두번 먹으면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들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뜬금없이,

"아..그때 보여주셨던 자료.. 그거 좀 빌릴수 없을까요? 아는 분에게 잠시만 보여드리면 되거든요.."

 

우리는, 보통, 종이 쪼가리 몇장, 얇은 제안서 몇개... 이런것들을 던져주는데 좀 익숙한 편인지라,

"아....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그러면..괜히 쪼잔한것 같죠...ㅋㅋ

 

앞으로는, 좀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평소에 만들어 두었던 이 자료가 별거 아닌것 같지만,

자료를 본인이 만든것이라면, 분명히 시간이 들어갔을것이고, 관심이 잠시 동안만이라도 들어갔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이제 당당히 요구하셔야죠..ㅋㅋ

 

"아뇨..이거 제가 함부로 돌릴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돈을 받으시던, 밥을 얻어잡수시던, 아니면 컨설팅 피를 받던,

다소 인색해 보일 수 있지만, 꼭 자료에대한 대가를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이 말씀을 왜 드리냐면,

광고판, 시행판, 시공판, 유통판, 증권판, 부동산판, 금융판...

이쪽에 계신 분들은 기획서 찌적거려서 한 20장 나와도..미니멈 장당 10만원이상 받는경우, 흔합니다.

특히, 승률높은 제안서를 제공하는 경우라면?

브리핑 한번하고, 제안서 넘겨주면서 출장비 1일해서 300~500만원 받습니다.

 

물론, 사람을 움직이고, 의사결정에 지대한 역활을 하는 작업이니만큼, 비싼건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IT하는 분들이 찌적거리면서 만든 자료들은 자료가 아닙니까?

다...알고보면..내가 생각없이 흘린 자료들이 돌고돌아서, 다른 파트에 흘러들어 새로운 돈들을 만들어 내고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특히, IT직종 분들...제안서 작업들 많이 하시지요?

갑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위해, 제안작업 상납하듯..책자수준으로 만들어서 받치죠..

눈뻘겋게 밤들 씩씩하게..세우고...ㅋㅋ

멀쩡한 갑, 등치큰 갑인 경우는 별수 없습니다..쩝..

 

다는 아니겠지만, 간혹 양아치같은 갑들이 있는데,

뻔히 수주넘길 놈들 내정해 놨으면서..구색맞추느라고, 경쟁입찰 붙입니다.

그 과정에서 제공받은 제안서들은 다 갑의 소유가 되고...

이 넘들은..나중에 그 자료들을 꼼지락 만지작 거려서...

다시, 금융이나 펀드쪽에서 돈 받기위해, 재활용하는 지랄들을 합니다.

한마디로...눈에 안보여서 그렇지 재주는 곰이 넘구...돈은 머시기가 가져가는 딱 그 꼴인겁니다.

 

IT가 아닌 이런 분야에서는, 소중한것들이, 바로 문서로 작업된 내용들이며,

이것은 그들의 분야속에서 관행상 모두 가치를 매기고, 돈으로 거래합니다.

IT분야에서 소중한것들이, 프로그램 코드인것과 같은 이치거든요.

1주일정도 프로그래밍해서...

한카피당 100만원씩 팔 능력계시면..오늘당장 회사 그만두셔도 먹구사시는데 전혀 지장 없을겁니다..

그리고, 수년전에는 그런 것들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요.

비 IT분야에서 만들어진 문서 = IT분야의 프로그래밍 과 흡사합니다.

 


핵심은..

내가 만든 별거 아닌 종이 쪼가리 자료, 몇페이지 안되는 제안서라도,

내가 모르는 그 누군가는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로 할 수 있는만큼,

인정도 좋지만,

가급적이면 스스로의 가치도 높이고, 소속된 회사의 가치도 높일, 겸사겸사,

깐깐하게 취급하자는 주장이였습니다..

 

<ep> 어제 부동산에서 분양대행한다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더군요...분양할텐데..물건공급좀 해 달라면서, ㅋㅋ

그리고, 헛소리 뿅뿅하다가..하는 말이,

"이사업을 하게끔 밀어 드릴테니까, 오셔서 브리핑 좀 해주세요~"

부탁하면서, 나중에는 브리핑 자료가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딱 한마디 했습니다..

"1인 출장비 100에 2인갑니다. 그리고, 자료는 다 준비되어 있는데, 인건비 포함 300, 도합 500 나옵니다.."

ㅋㅋ...

 

오늘 당연히 전화 안옵니다..ㅋㅋㅋㅋ...(원래 분양대행, 시행하는 친구들이... 주머니에는 땡전 한푼없으면서, 요딴짓 많이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