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군인마켓]
요즘 블로그 이웃인 무한님과 악랄가츠님의 군대 이야기를 보면서..ㅋㅋ
하루에 한번 이상씩은 웃는것 같아, 매우 유쾌하던 차에..
문득..깔깔이가 떠올랐습니다.
여성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군 및 방위, 공익(?)이라면 이 깔깔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남자들은 거의 다 아는 군용 핵심 의류죠. ㅎㅎ
저는 수입화주시절.. 정말 속칭 골때리는 여러가지 케이스들을 접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때려줬던 둘을 꼽으라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 한국판 고무신에서 영감을 얻어간 테스토니 슈즈와
나] 대한민국 국군 패션의 깔깔이가 세계적인 패션 아이템이 된 것...
테스토니 고무신과 관련된 제 포스트는 일전에 한번 발행했었고,
- 이태리 명품회사가 고무신을 판다? => http://moneyamoneya.tistory.com/265
이번에는 깔깔이 패션에 대해 한번 뒤져봤습니다.
다음과 네이버 싹 다 뒤져도.. 쓸만한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수입화주 경력 7년의 경험 + 이태리 화주들로 부터 들은 귀동냥 + 패션지들의 소개/비평들을 버무려..
깔깔이를 싹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깔깔이란?
네이버 오픈사전을 보면, 깔깔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군용 방한내피를 일컫는 신조어. 유래: 과거 열악했던 군대환경에서 보급된 방한내피는 현재의 것과는 달리 몹시 몸에 깔칠까칠해서 불편했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깔깔이라는 설이 있다. [첨언] 요즘은 최신유행하는 패딩점퍼를 뜻한다. 패딩점퍼와의 차이점은 길이가 허리정도의 길이라는 것이며, 2004년에 유행했던 점퍼 비슷한 것이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군용은 아직도 방한을 위한 내피(內被)입니다.
첨언부분처럼, 요즘 유행하는 패딩점퍼 또는 누빔옷이라고도 하지요.
2004년도에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패션 트랜드로 서서히 들먹거리다가..
일본에 유행이 퍼짐과 거의 동시에 한국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국내에서의 유행은..2005년부터 시작된 걸로 기억합니다.
그당시 대중적인 유행이라기 보다는,
소위말하는 강남/청담/압구정을 위주로, 들어도 잘 모르는 유명 매니아층 브랜드를 통해,
상당히 고가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저도 당시 수입의류/소품들을 많이 들여왔었는데..
종종 깔깔이들이 눈에 띄길레..
"뭐야 이거... 이걸 팔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06년 이후로도 꾸준히 인기가 있고..
요즘 또 어느 수입회사에서는, 깔깔이 점퍼의 수입을 공격적으로 준비하더군요.
수입직전의 깔깔이 샘플을 볼기회가 있었는데... 나름 폼납니다.
2.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회사들이 깔깔이에 주목한 이유
제가 수입한 제품들중에 위 사진의 깔깔이 옷들이 많이 포함된것을 보고,
첨에 깜짝놀래서...
이태리 현지 서플라이어와 급히 통화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깔깔이 모르지?"
"what's 깔깔이..?"
"아..padding 점퍼 말여..ㅋㅋ"
"어...그거 very good! so popular.. nice jacket!!"
"근데..이 소재로 뭘 이런 자켓을 만드는 거여?"
"디자이너들이 개발을 했는데, 따뜻하고 예뻐서..여기서도 인기 좋아~ 아마 헐리웃 슈퍼스타들도 꽤 많이 입을겨"
뭐...이정도면 딱히 할말은 없는거죠..
결론적으로 판매가 50~80만원에 10장이 싹다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저는 어이없이 멍~했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위 사진은 제가 당시 수입한 Husky 브랜드 깔깔이 코트였는데...
구매고객 한 분은..왜일케 싸냐고..아들꺼 남편꺼 두개를 사더군요...쩝.. 허스키 브랜드를 아는 분은 또 잘압니다.)
자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모르겠지만,
초기 이들이 출시한 누빔의 형태를 보면,
100% 군용 깔깔이에서 영감을 받은것이 분명합니다.
사실..샤넬의 베스트 품목가운데...카멜 핸드백이 매우 유명한데,
이 핸드백의 패턴(마름모 모양의 누빔패턴)과 모양은 같지만,
누빔의 비율/색상이 완전히 다른것에 반하여,
당시 의류로 출시된 누빔 명품의류들은 한결같이 깔깔이의 누빔 패턴과 바느질 비율, 색상까지도 거의 똑같아서..
황당하게 놀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즉, 개발/발명이 아니고, 발견이후 개발이였던 겁니다.
이태리인들이 이것을 발견해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의 눈에 아무것도 아닌..하찮은 것도..
패션을 머릿속에 담고사는 그 업종의 관계자들이 보면, 창조적인 그 무엇(inspiration)에 해당되었던 거지요.
게다가..실용성(보온)까지..
국방부는 뭐했나 모르죠... 하청쪽에 국제특허도 출원요청도 안하구..ㅋㅋ
라이센스피만 받아도.. 대대별로 오락실 채려주는거.. 일도 아녔을것 같두만..ㅋ
농담같지만..아쉽네요..
3. 각종 깔깔이 패션
깔깔이는 이태리 프랑스에서,
초기 원형 그대로의 모습인 군대 노랑 깔깔이에서 부터 시작되었고,
향후, 색상, 누빔의 변형, 품목의 다변화를 통해 다양하게 진화해 가더군요.
아래 사진들 보시면.. 원조가 어려워서 항상 문제인것이지...이후 변형작업은 일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4. 깔깔이가 우리에게 웃음을 준 사례
저는 군제대후..깔깔이 때문에 크게 웃어본 적이 딱 2번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깔깔이 패션이 첫번째고..
오인용 플래쉬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추억의 깔깔이가 두번째인데...스샷 올려봅니다...ㅋㅋ
그리고 아래는 스샷소스가 있는 오인용 플래쉬 입니다...ㅋㅋ..
5. 패션관점에서 바라본 깔깔이 결론
국내의 패션 종사자분들은 오늘도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의류라는것도 일종의 로또만큼이나 쉬운게 아니라서,
품목힛트하고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가 그렇게 쉬운작업이 결코 아니란 것쯤은 잘 압니다.
하지만,
Copy의 한계...
세계 패션 트랜드에 후행..
창의성의 부족...등...넘어야 할 산들이 많겠지만,
놓치기 쉬운 우리 일상속의 어떤 것들...
우리가 전혀 신경안쓰는 동안 지금도 버려지고 있는 것들...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먼저 퍼주고,
나중에 후회하는...그런일 만큼은 절대로 없어야 하지 않을까...싶습니다.
유럽과 미주의 패션 관계자들은..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뭔가 특별한 영감을 얻기 위해, 희한한 일들을 자주 벌리곤 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 입장에서 이국적인 것들,
평소 자기네들이 못 본 신기한 것들에 관심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이야기인즉, 가장 우리나라 스러운 것이, 가장 Creative 가 강한것으로 어필되나 봅니다.
덧글] 요즘 깔깔이가 어디서 얼마에 판매되나 궁금해서 옥션서 뒤져봤습니다. [구경하기] 재미로 참조해보세요~ ㅋㅋ